[현지언론] RAIA DIPLOMATICA | 주스페인 한국문화원: 문화 교류의 등대
❑ 주스페인 한국문화원: 문화 교류의 등대
(Centro Cultural Coreano: Un Faro de Intercambio Cultural, 5.14자, RAIA DIPLOMATICA, 기자명 Bruno Caldeira, 온라인, 전체번역)
※신재광 문화원장 인터뷰
스페인의 수도 마드리드 중심에 위치한 한국문화원은 한국과 스페인 양국의 문화교류 및 상호이해를 밝히는 등대로서 역할을 하고 있다. 두 세계를 잇는 교량 역할을 하는 한국문화원은 한국의 풍부한 문화유산과 생생한 현대문화를 엿볼 수 있는 창을 제공한다.
한국문화원의 활약상과 그 파급력을 자세히 알아보기 위해 신재광 문화원장을 인터뷰했다. 신 원장은 부임 이후, 양국 간 문화 교류와 이해를 함양하기 위해 혁신적인 활동을 주도해왔다. “우리 문화원은 누구나 즐길 수 있고, 누구나 감동을 받을 수 있는 문화가 가지고 있는 보편성을 이해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한국의 문화행사가 한국의 문화를 알리는 것에 그치지 않고, 스페인 사람들이 공감을 느끼고 즐거워 할 것인지를 고민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이번 독점 인터뷰를 통해 주스페인 한국문화원의 다양한 문화·교육 프로그램에 대해 알아보고, 한국과 스페인의 문화 교류 전망에 대한 의견을 들어보고자 한다.
Q. 한국문화를 홍보하는 데 있어, 주스페인문화원의 주요 비전은 무엇인가?
한국에서 해외문화 홍보 업무는 문화체육관광부에서 맡고 있는데, 문체부의 해외 홍보 역사가 50년이 넘었다. 한국은 지속적으로 성장하면서 이 분야에 대한 투자와 관심도 함께 늘려왔다. 그 결과 현재 전세계 한국문화원은 현재 35개이고, 스페인 한국문화원도 2011년 마드리드에 개원했다. 마드리드의 스페인 한국문화원은 한국문화를 스페인 국민들과 함께 나누고 즐기는 역할을 수행한다.
나는 지난 9월에 이곳에 왔는데, K-컬쳐가 인기를 얻고 있는 상황에서 한류에 대한 관심과 사랑이 ‘지속성’을 가질 수 있도록 ‘다양성’을 가지고 여러 이벤트를 추진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래서 우리는 기존에도 큰 관심을 받아 온 K-팝, K-영화, K-드라마 뿐만 아니라 한식, 클래식 음악, 한국의 전통문화, K-뷰티, K-게임, 미술 등 다양한 분야의 이벤트를 통해 우리의 문화를 스페인에서 함께 나누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Q. 한국어 교육과 관련해 한국문화원에서 중점을 두는 부분은 무엇인가? 마드리드 현지 반응은 어떤지도 궁금하다.
우리 문화원은 현지에서 한국어를 배우고 싶어하는 사람들을 위해서 세종학당을 운영하고 있다. 우리는 6개 레벨로 한국어 수업을 운영하고 있는데 이중에 입문 단계인 1단계 클라스의 지원 경쟁률은 10:1 수준이었다. K-컬쳐의 인기와 함께 한국어에 대한 수요도 함께 크게 증가하고 있다. 현재는 250여명이 수강하고 있다.
한국문화원에서는 단순히 언어를 배운다는 것보다는 문화를 배운다는 관점으로 클라스를 운영하고 있다. 학원처럼 단순히 언어를 배운다기 보다는 문화와 관련된 자료와 체험을 통해 한국어를 배울수 있도록 하고, 수강생들에게는 우리 문화원의 다양한 문화 행사에도 참여할 기회도 제공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10월 9일은 한국의 알파벳인 한글 창제를 기념하는 ‘한글날’인데, 이때에는 한국어 말하기 대회와 한국어 관련 체험 행사를 개최하고 있다. 그리고 문화원 도서관에는 한국의 책을 1천권 이상 비치하고 이를 대여해주고 있어서 한국어를 공부할 수 있는 더 나은 여건을 만들기 위해서 노력하고 있다.
Q. 한국영화는 최근 국제적으로 큰 인기를 얻고 있다. 마드리드 관객들에게 한국 영화를 어떻게 홍보하고 소개하는지 궁금하다.
매우 기쁘게도 한국 영화와 드라마 등 K-콘텐츠에 대한 인기는 전세계적인 현상으로 나타나고 있다. 한국 K-콘텐츠는 새로운 창의성과 누구나 공감을 얻을 수 있는 스토리텔링에 강점이 있다고 생각한다. 한국에는 기생충과 같이 국제 영화제에서 수상하는 유명해진 작품 이외에도 이러한 강점을 가진 콘텐츠는 다양한 장르의 웰메이드 영화들이 존재하고 있다.
한국문화원에서는 한국의 영화와 콘텐츠를 소개하기 위해 한국영화제를 매년 개최하고 있다. 작년에는 마드리드 CINE CAPITOL에서 3일간 한국의 조선시대를 배경으로 하는 한국 영화 5편을 소개했었다. 관람객들은 한국 영화에 대해서 뿐만 아니라 우리나라를 역사나 문화의 뿌리를 발견하는 재미도 함께 느낄 수 있어 좋았다는 평가를 받았다.
올해에도 4~5편 정도의 영화를 선정해서 마드리드를 중심으로 영화제를 열 계획이다. 현재 영화들을 선정하고 이를 상영할 공간 등을 협의하고 있는 단계이다. 10월 즈음에는 좋은 한국 영화를 스페인에 소개할 수 있게 될 것이다.
Q. K-팝은 세계적인 문화 현상으로서 큰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한국문화원에서 운영하는 K-팝 관련 프로그램은 무엇이 있는지 궁금하다.
최근 수년간 K-컬쳐의 인기를 이끌었던 것은 K-POP이고, 현재에도 그 역할이 매우 크다. 특히 케이팝은 젊은 세대에게 인기가 높고, 스페인에서도 이러한 경향이 있다. 그래서 올해 케이팝 행사는 좀 더 젊은 잘파 세대들에게 초점을 맞추고 있다.
잘파세대는 콘텐츠를 수동적으로 소비하는데 그치지 않는다. 오히려 그들은 콘텐츠를 제작하고 생산하는 적극적인 참여자로서 활동하고 싶어한다. 최근의 숏츠, 릴스, 틱톡과 같은 SNS를 통해 챌린지가 유행하는 것에서도 잘 알 수 있다.
그래서 우리원에서는 잘파세대의 참여욕구를 충족시켜주기 위해서 케이팝 페스티벌과 케이팝 아카데미를 운영할 계획이다. 케이팝 페스티벌은 6월말에 진행되는데 영상을 통해 많은 참가자들에 대해 예선을 진행할 예정이고, 결선에 오른 10팀이 행사 당일에 오프라인 행사에 참여해 행사가 진행된다.
또한, 올해 7월에는 케이팝의 춤과 노래를 가르쳐줄 수 있는 선생님을 마드리드로 데려와서 현지 팬들이 춤과 노래를 전문적으로 배울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려고 한다. 잘파세대의 적극적인 참여욕구를 충족시켜 줄수 있는 행사가 될 것이다.
Q. 시각예술, 현대예술 관련 프로그램도 있는지 궁금하다.
앞서 이야기한 것처럼, 한국문화원은 다양한 분야의 문화를 소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최근 우리 원에서는 1월부터 두 달간 K-웹툰 ‘ 스위트홈’과 ‘극락왕생’이라는 작품을 활용한 전시를 성황리에 진행했다.
2월과 3월에는 마드리드와 발렌시아에서 한국 웹툰작가와의 만남 행사를 진행했고, 스페인 디자인기술학교(UDIT)에서 작가와 함께하는 원데이 클래스도 진행했는데, 현장에서 웹툰에 대한 관심과 열정을 크게 느낄수 있었다.
원래 웹툰은 web과 cartoon의 합성어 인데, 제작단계부터 종이로 된 만화가 아니라 인터넷으로 볼 수 있는 만화를 만드는 것을 의미한다. 만화를 웹에 올리면 독자들은 댓글을 통해 작가 또는 다른 독자와 소통하면서 만화가 진행된다는 ‘쌍방향적’, ‘소통형’ 콘텐츠로서의 특징도 가진다. 웹툰은 한국에서 처음으로 시작되었고, 현재 스페인에서도 웹툰 플랫폼이 활성화되면서 웹툰의 인기가 높아져 가고 있다.
또한, ‘스위트홈’, ‘마스크걸’, ‘무빙’과 같이 넷플릭스나 디즈니 등 콘텐츠 플랫폼에서 인기를 얻고 있는 많은 작품들이 웹툰을 원작으로 하고 있을 만큼, 웹툰은 이야기 그 자체로서도 큰 힘을 가지고 있다.
우리원은 웹툰과 같이 새로운 형식의 문화를 다양한 방법으로 소개해 나가고자 한다.
Q. 마드리드와 같은 국제적인 환경 속 문 한국문화를 홍보하는 의의는 무엇인가?
전세계에서 그리고 스페인에서도 한국 문화를 나누는 데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공감’이라고 생각한다. 자신의 문화를 일방적으로 전달하는 것은 누군가에게 공감을 받기가 어렵다.
한국문화원은 누구나 즐길 수 있고, 누구나 감동을 받을 수 있는 문화가 가지고 있는 보편성을 이해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한국의 문화행사가 한국의 문화를 알리는 것에 그치지 않고, 스페인 사람들이 공감을 느끼고 즐거워 할 것인지를 고민하고 있다.
나는 한국 문화의 강점이 새로운 것과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창의성과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를 풀어나갈 수 있는 능력에 있다고 생각한다. 특히 한국과 스페인은 공통점이 많은 나라이다. 양국은 경험해 온 역사적 배경도 유사한 점이 많고, 정도 많고 흥도 많은 나라들이다.
그래서인지 그동안 여러 분야의 행사들을 해왔는데 다행히도 많은 분들께서 한국문화에 공감해주신 것 같아 기쁘다.
Q. 다른 로컬 기관과의 협력도 있었는지 궁금하다.
스페인인 세계 최고 수준의 문화 강국인 만큼, 각 분에서 권위와 역사를 자랑하는 훌륭한 기관들이 많다. 감사하게도 많은 기관에서 우리 원과의 콜라보레이션을 함께하고 있다. 최근 4월에 산페르난도 왕립아카데미에서 하엔 프레미오 우승자인 피아니스트 박진형의 공연이 있었고, 11월에도 한국과 스페인 연주자 듀엣 공연이 예정되어 있다.
또한 시르끌로데베야스 아르떼스와 협업해서 1월에는 피아니스트 문지영-바이올리니스트 이지혜 듀오의 공연이 있었고, 3월에는 피아니스트 조성진의 공연이 있었다. 4월부터 마드리드 최고 수준의 극장인 CANAL 극장과 협업해서 이병찬 작가의 설치미술 작품도 전시를 진행하고 있다.
또한 지난 3월에는 마드리드 주와 협업해서 마드리드 테아드랄리아 페스티벌에 참가해 한국 극단 브러쉬 씨어터의 ‘폴리팝’ 공연을 진행했다. 이 밖에도, 마드리드와 협력해서 게임 축제인 2024 게이머지에도 참여하는 방안을 협의중에 있다. 앞으로도 다양한 기관과 협력해서 더 많은 사람들과 한국문화를 나누는 기회를 만들어 나가겠다.
Q. 한국문화원 개원 이후 한국 문화에 대한 현지 관심은 증가하였는가?
한국문화원은 2011년도에 열었는데, 그때와 비교하면 많은 차이를 실감할 수 있다. 스페인에서 한국문화는 잘 알려지지 않은 상황이었고, 한국문화에 대한 현지 팬들의 수도 많지 않았다. 이로 인해서 각종 문화행사에 대한 수요가 크지 않았고, 문화행사 추진에 어려움이 있었다.
현재는 현지에서 다양한 문화 수요가 존재한다는 것을 체감할 수 있다. 문화원의 다양한 행사는 항상 만석이 되고 있고, 다양한 현지 기관에서 한국문화와 관련된 협업이나 지원 요청이 존재한다.
또한, 과거 한국문화의 인기가 K-팝 분야에 그쳤다면, 최근에는 영화, 드라마, 연극, 클래식 음악, 한국 전통음악, 만화, 뷰티, 패션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협업이 이루어 지고 있다.
이러한 개인과 기관의 다양한 수요로 부응해서 우리 원에서도 더욱 적극적으로 문화행사를 만들어 갈 예정이고, 이를 통해서 더욱 다양한 한국 문화를 소개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하다.
Q. 한국문화를 스페인(마드리드)에 더욱 널리 홍보하기 위한 계획이 있는지 궁금하다.
앞서 이야기한 다양한 분야의 문화행사들은 앞으로도 마드리드에서 진행이 될 예정이다. 여기에 더해서 추가적으로 또 다른 분야의 행사들이 앞으로도 진행될 수 있도록 고민하고 있다.
그 중 하나가 K-뷰티에 대한 것이다. K-콘텐츠의 인기와 함께 영화, 드라마에 등장하는 물건에 대한 관심도 함께 증가하고 있다. 최근 한국에서 미국 MLB 시범 개막행사가 열렸는데, 당시 동행한 선수단의 부인들은 한국 화장품을 사러 갔고 이 내용이 여러 언론에 보도되었다.
특히 여성들의 경우 한국의 콘텐츠에 등장하는 사람들의 피부에 화장에 대한 관심이 매우 높아서 세계적으로 한국 화장품의 인기가 매우 높다. 하지만 스페인에서는 아직 널리 알려지지 않았고 제한적인 수준의 상품들이 수입되고 있다.
그래서 올 여름에는 마드리드에서 한국 콘텐츠에 등장하는 화장, 화장법 등을 소개하는 K-뷰티 이벤트를 추진하려고 기획하고 있고, 가능하다면 지속적으로 이러한 행사를 확대해 나가고자 한다.
Q. 한국 문화를 더 알고 싶어하는 이들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다면?
다른 나라의 문화를 이해하고 알아가기 위해서는 때로는 수고로움이 필요하다. 하지만 다른 문화를 배우고 좋아하게 되는 일은 그 수고로움 이상으로 더 폭 넓은 즐거움을 준다고 생각한다. 많은 분들께서도 한국 문화에 ‘공감’을 느끼고 즐기게 되길 바란다.
무엇보다 우리는 한국 문화에 관심을 가져주시는 모든 분들께 항상 감사한 마음을 가지고 있다. 행사에 참여해 주시는 모든 분들이 항상 즐겁게 문화를 즐기실 수 있도록 우리 문화원은 최선을 다하겠다.
https://raiadiplomatica.info/2024/05/14/centro-cultural-coreano-un-faro-de-intercambio-cultura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