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한국문화원 한국영화 정기 상영회

2015년 2월 ~ 6월

주스페인 한국문화원 한국영화 정기 상영회의 2015년 2~6월 프로그램에서는 한국영화를 사랑하는 매니아들을 위한 더욱더 다양하고 최신작을 위주로 기획해 보았습니다.

본 프로그램은 2월, 스페인의 Mediatres Estudio 배급사 협력으로, 2013년 이수진 감독의 ‘한공주’ 영화 시사회로 그 막을 올립니다. 한공주는 이수진 감독의 데뷔작으로, 여러 국제영화제에서  상을 휩쓸었으며, 실제 있었던 사건을 바탕으로 한 것으로 심리적 공포를 잘 그려내고 있습니다. 주인공 역의 천우희 배우 역시, 청룡영화제에서 여우주연상을 타는 영광을 맞이했습니다. 또 하나의 영화 ‘파수꾼(Bleak Night, 2010)’은 윤성현 감독의 데뷔작으로, 한 집단의 괴롭힘과 그로 인한 청소년 자살에 대한 사회적 의미를 그린 강렬한 드라마입니다.

3월에는 두 편의 성공적인 장르 영화, 박훈정 감독의 ‘신세계’(New World, 2012)와 김성훈 감독의 ‘끝까지 간다’(A hard day, 2014)가 상영될 예정입니다. 이 영화들은 액션과 범죄를 오가며 흥미 진진한 전개와 놀라운 기술력을 보여주는데요, ＇신세계＇는 한국 영화의 대표 테마인 라이벌 관계의 두 갱스터 집단의 투쟁, 폭력 등을 그리며 스펙터클한 장면들을 보여주며, ＇끝까지 간다＇는 빠른 전개력의 스릴러-서스펜스 장르의 상업 영화입니다.

4월에는 책의 달을 맞아 ‘소설의 영화화’라는 주제의 미니 상영회를 준비해 보았습니다. 특히, 한국 안팎에서 가장 많이 ＇읽히는＇ 작가로 통하는 ＇공지영 작가＇의 소설을 원작으로 한 영화들로, 하나는 송해성 감독의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Maunday Thursday, 2006)＇으로 멜로 드라마 장르의 두 남녀의 열정적인 사랑 이야기 속에서 민감하고 꺼내기 힘든 문제인 사형 이야기를 다루고 있습니다. 원작 소설 ‘Nuestros Tiempos Felices’는 스페인어로 번역되어 스페인 독자들은 서점에서 만나볼 수 있습니다. 다음은 황동혁 감독의 ＇도가니(Silenced, 2011)＇로 장애 아동들의 학대 사건을 다루고 있으며, 원작 소설은 공지영 작가가 실제 있었던 이 사건을 널리 알리고자 집필하였다고 합니다.

5월은 부성을 다룬, 각자 다른 스타일의 두 영화를 다룹니다. 이환경 감독의 ＇7번방의 선물(Miracle in Cell N. 7, 2012)＇은 감동적인 코미디 영화로, 감옥에 수감되어 있는 아버지와 함께 있으려는 딸이 불법으로 몰래 감옥에 들어가는 해프닝을 다룹니다. 또한, 이준익 감독의 ＇소원(Hope, 2013)＇은 잔인하지만 감동적인 이야기를 다루는 드라마 영화로 극단적인 상황 앞에서의 아버지-자식 간의 감정에 대한 이야기를 합니다.

6월은 ＇홍상수 감독’의 최근 영화 두 편이 상영됩니다. 기발하고 사랑스러운 2012년 연출작인 ＇다른 나라에서＇는 일본 감독 오즈 야즈히로를 기리는 영화로, 프랑스 여배우인 이자벨 위페르가 출연합니다. 2013년 연출작인 ＇우리 선희(Our Sun-hi)＇에서는 홍상수 감독의 실험적이고 본질적인 간결함을 찾는 작업은 계속되고 있으며, 감독 특유의 회의적인 유머와 깊은 휴머니즘이 존재합니다.

열 일곱, 누구보다 평범한 소녀 한공주. 음악을 좋아하지만 더 이상 노래할 수 없고, 친구가 있지만 고향을 떠날 수 밖에 없었다. 다신 웃을 수 없을 것만 같았지만 전학간 학교에서 만난 새로운 친구들과 노래는 공주에게 웃음과 희망을 되찾아준다. 그러던 어느 날, 친구들이 공주를 위해 만든 팬카페에 올린 동영상으로 인해, 이전 학교의 학부형들이 공주를 찾아 학교로 들이닥친다.

한 소년이 죽었다. 평소 아들에게 무심했던 소년의 아버지는 아들의 갑작스런 공백에 매우 혼란스러워하며 뒤늦은 죄책감과 무력함에, 아들 기태의 죽음을 뒤쫓기 시작한다. 아들의 책상 서랍 안, 소중하게 보관되어 있던 사진 속에는 동윤과 희준이 있다. 하지만 학교를 찾아가 겨우 알아낸 사실은 한 아이는 전학을 갔고 한 아이는 장례식장에 오지도 않았다는 것. 뭔가 이상하다.

경찰청 수사 기획과 강과장은 국내 최대 범죄 조직인 ＇골드문＇이 기업형 조직으로 그 세력이 확장되자 신입경찰 이자성에게 잠입 수사를 명한다. 그리고 8년, 자성은 골드문의 2인자이자 그룹 실세인 정청의 오른팔이 되기에 이른다. 골드문 회장이 갑자기 사망하자, 강과장은 후계자 결정에 직접 개입하는 ＇신세계＇ 작전을 설계한다. 피도 눈물도 없는 후계자 전쟁의 한 가운데, 정청은 자성에게 더욱 강한 신뢰를 보내고, 작전 성공을 위해 강과장은 걔속해서 자성의 목을 조여만 간다.

어머니의 장례식 날, 급한 연락을 받고 경찰서로 향하던 형사 고건수는 실수로 사람을 치고 만다. 되돌릴 수 없는 상황! 어떻게든 모면해야 하는 건수는  누구도 찾을 수 없는 곳, 바로 어머니의 관 속에 시체를 숨긴다. 끝났다고 생각한 순간, 경찰 내부에서 실종 및 뺑소니 사건에 대한 수사가 시작되고 건수는 이를 은폐하기 위해 애쓴다. 그러던 어느 날, 사건의 모든 걸 알고 있다는 정체불명의 목격자 박창민이 등장한다.

세 번째 자살도 실패한 그 해 겨울, 모니카 고모의 손에 이끌려 교도소에 갔다. 독해 보이는 창백한 얼굴의 사형수, 내내 거칠고 불쾌하게 굴지만, 이 남자 어쩐지 마음이 울컥한다. 내 생애 마지막이 될 겨울의 어느 날, 만남의 방에 불려갔다. 찾아온 수녀에게 나 좀 건들지 말라고 못되게 말하는데, 창가에 서 있는 저 여자, 죽은 동생이 좋아했던 애국가를 부른 가수 문유정이다! 그녀는 다른 사람들처럼 동정도 어색한 기색도 없이 그저 서늘하게 나를 보고 있었다. 이 여자, 어쩐지 나를 보는 것만 같아 눈을 뗄 수 없다.

인호는 아내의 주선으로 남쪽 도시 무진시에 있는 청각장애인학교에 기간제교사 자리를 얻어 가게 된다. 첫날부터 짙은 안개와 청각장애아이들이 다수인 고요한 학교 분위기에서 그는 불길한 예감을 느낀다. 우연히 들은 여자화장실의 비명소리를 시작으로 인호는 점차 거대한 폭력의 실체를 알아가게 된다. 거미줄처럼 연결된 무신시의 강고한 시스템은 폭력과 거짓을 동원해 자신들의 치부를 가리고 진실을 은폐하려 하지만 아이들의 증언이 매스컴을 타게 되면서 가해자들은 재판에 회부된다.

지적장애를 앓고 있는 이용구는 딸 예승을 위해 세일어문 캐릭터 가방을 사는 것을 꿈꾸며, 매일 가방 가게 앞에 들른다. 하지만 가방을 사려던 날, 용구는 예기치 않은 사건에 휘말리며 억울한 누명을 쓰고 교도소에 수감된다. 어느 날 용구는 같은 방을 쓰던 방장을 살리게 되고 같은 방의 수감생들은 용구의 소원을 하나 들어주기로 한다. 바로, 용구의 딸 예승을 외부인 절대금지인 교교도소로 반입하는 것이다.

어느 비 오는 날 아침, 학교를 가던 8살 소녀 소원은 술에 취한 아저씨에게 끌려가 믿을 수 없는 사고를 당한다. 이 일로 몸과 마음에 지울 수 없는 상처를 받은 소원은 말을 하지 않게 되고 아빠(동훈)마저 멀리한다. 동훈은 자신을 멀리하는 소원의 마음을 얻기 위해 딸아이가 평소 좋아하던 코코몽으로 변신해 소원이 옆을 지켜준다. 조금씩 소원이네 가족은 서로를 이해하며 절망 끝에서 희망을 찾아 나선다.

빚 때문에 엄마와 함께 모항으로 쫓겨 내려온 영화과 학생이 불안한 마음에 시나리오를 쓰기 시작한다. 안느라는 이름의 세 여인으로, 첫 번째 안느는 잘 나가는 감독이고, 두 번째 안느는 한국 남자를 비밀리에 만나는 유부녀이고, 세 번째 안느는 한국여자에게 남편을 빼앗긴 이혼녀이다. 안느들은 모두 모항 갯벌 앞의 한 펜션에 숙소를 정하고, 그 펜션 딸의 작은 도움을 받게 되고, 또 모두 해변으로 나가  해변을 서성이는 안전요원을 만나게 된다.

영화과 졸업생 선희는 미국유학을 위한 처천서를 최교수에게 부탁하기 위해 오랜만에 학교에 들린다. 선희는 오랜만에 밖에 나온 덕에 그동안 못 봤던 과거의 두 남자도 만나게 되는데, 갓 영화감독으로 데뷔한 문수와 나이든 선배 감독 재학이다. 세 남자의 만남에서 그들은 삶의 충고란 걸 해준다. 추천서를 받아낸 선희는 떠나고, 남겨진 남자들은 ‘선희’란 말을 잡은 채 서성거린다.